일본 종교개혁 500주년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교회 제공
일본성서협회(이사장 오오미야 히로시) 주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행사'가 일본 동경 유라쿠초 아사히홀에서 개최됐다.

행사는 '종교개혁이 문화에 미친 영향'을 주제로 기념 전시회를 시작으로 일본의 연휴를 맞아 지난 18일 기념 강연회와 만찬 등이 진행됐다.

기념 강연회에서는 독일 마르크부르크대학교 한스 마틴 바르트 명예교수(조직신학/종교철학)가 '현대 세계에서 종교개혁의 의의'를 주제로 강연했다. 바르트 교수는 "루터의 종교개혁은 문화·사회·정치적 의미를 지님과 동시에, 정신적인 운동이었다"며 "구원은 인간의 자력이 아닌 하나님의 절대 주권에 의해 이뤄진다는 것이 종교개혁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성경에 뿌리내리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성도는 매일의 생활 문제에 대해 이성과 신앙을 가지고 맞서면서 사회와 문화의 문제를 해결하는 탐구에 나설 뿐 아니라 새로운 사회의 실천에 나서야 한다"며 "이것이 루터가 일으켰던 종교개혁의 목표"라고 전했다. 이날 강연에는 일본 목회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한·일 목회자포럼을 통해 일본 목회자들과 교류를 이어온 이영훈 목사는 일본성서협회 초청으로 박성민(CCC 대표),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 김근상 주교(CBS 이사장) 등과 함께 이번 행사를 방문하기도 했다.

데이코쿠호텔에서 열린 기념 만찬회에서 이영훈 목사는 "루터의 종교개혁은 교권주의와 물질만능주의로 타락한 로마가톨릭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요, 심판이었다"며 "'오직 믿음으로', '오직 성경으로', '오직 은총으로', '오직 하나님께 영광' 등을 부르짖은 종교개혁의 원리는 지금도 모든 교회를 개혁하는 원리로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개혁된 교회는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 말고, 교회가 이 세상에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전하는 귀한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새로워져야 한다"며 "앞으로 한·일 교회도 성령 안에서 하나 되어 세계 선교를 위해 협력하고, 날마다 교회를 새롭게 하여 교회를 부흥케 하는 일에 힘쓰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주역이 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기념 만찬에서는 에구치 사이키 교수(일본루터학회 이사장)가 "루터 사상의 근간이 된 '솔라 그라티아(오직 은혜)'는 '선물'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증여(Gift)의 신학자 루터'를 주제로 강연했다. 에구치 교수는 "루터는 '구원은 인간의 선행이나 믿음에 대해 하나님의 구원과 교환한 것이 아닌, 일방적인 하나님의 증여'라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준 신학자였다"며 "그 은혜를 증여받은 우리는 '코람 데오(Coram Deo, 하나님 앞에서)'로 살아가는 동시에, 이웃에 대해 사랑의 증여로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찬에서는 일본교회협의회, 복음주의연맹, 오순절협의회 대표들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해 한 무대에서 '그리스도 안에서의 연합'을 위해 기도했다. 만찬에 참석한 한·일 목회자들은 루터가 작사 작곡한 찬송 '내 주는 강한 성이요'를 함께 부르면서, 종교개혁의 진정한 의미를 가슴 깊이 되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