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르만다 12회
▲학자들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명룡 목사, 이영진 박사, 최덕성 박사. ⓒ이대웅 기자
도올의 기독교 관련 서적들을 연구한 학자들이 “교회가 도올의 주장에 대한 기독교적 답변을 제시, 그리스도의 교회를 보호하는 적극적 노력을 해야 한다”며 “도올의 사상이 막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기에, 가볍거나 우습게 여기기보다 연구를 통해 그가 사이비인지, 이단인지, 적그리스도인지 결론을 내려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도올 김용옥과 사이비 기독교’를 주제로 지난 8일 오후 부산 전포동 BREADTV 스튜디오에서 열린 리포르만다 제12회 학술회에서 학자들은 질의응답 과정에서 이 같이 입을 모았다.

도올 주장, 기독교에서 ‘가소롭게’ 여기다
많은 젊은이들 영혼 탈기독교·비기독교로
도올 주장, 이단 여부 판단해줄 필요 있어
도올 주장에 모순 많아, 학문적 응전 필요

최덕성 박사(브니엘신학교 총장)는 “800년 찬란한 역사를 가진 고도 로마도 그들이 하찮게 여겼던 서고트 족의 침략에 의해 파괴됐다”며 “도올 김용옥 선생의 말들이 신학적 입장에서 말도 안 되기에 가짢게(가소롭고 하찮다는 의미의 경상도 방언) 여기고 있지만, 그가 현대 미디어들을 통해 강력한 영향을 미쳐 많은 젊은이들의 영혼을 탈기독교·비기독교 사회로 이끌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박사는 “굉장히 고차원적인 학문적 논의가 아니더라도, 간단하게나마 교회의 답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이 모임이 뚜껑을 열었다고 본다. 이후 기독교 신앙의 진정성을 외치는 운동이 대대적으로 전개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영진 박사(호서대)도 “지난 몇 년간 동성애가 왜 문제인지 대중적으로 계속 글을 발표했지만, 지금은 논리보다 현장이 중요한 때”라며 “교회가 도올의 주장에 대해 정리해주지 않는다면 직무유기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박사는 “퀴어신학에 대해 각 교단이 자신들의 신학이 아님에도 일종의 정의를 내려줬던 것처럼, 도올의 주장에 대해서도 이런 작업이 필요하다”며 “많은 사람들이 그의 저서를 읽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중세 교회는 아니지만, 그의 사상에 대한 이단 여부를 판단해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명룡 목사(청주서문교회)는 “복음주의 교회나 신학자 그룹에서 진작 이런 논의가 진행됐어야 하는데 아쉽다. 미국 유학 시절 안타까운 마음에 도올을 연구하고 글을 썼다”며 “한국조직신학회에서 도올을 초청해 논의하는 것을 봤는데, 학문적 대응이 잘 되지 않았다. 신학적 색깔이 다름을 감안해도, 기독교계에서 포인트와 논점이 없었고 준비가 안 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문적 도전에는 학문적 응전이 필요하다. 학자들이 이를 해야 하고, 교회는 학자들을 지원해야 한다. 목회를 하면서도 이런 문제들을 한 번씩 다뤄줄 필요가 있다”며 “도올이 여러 저서들에서 너무 많은 말을 남겼기에, 그의 주장들을 살펴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들이 꽤 있다. 일례로 그가 마가복음서를 비판할 때는 Q복음서를 비판했지만, Q복음서에 대해 쓸 때는 반대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제4복음서에 대한 도발
영지주의에 대한 도착
마르시온에 대한 애착
Q복음서에 대한 이단성

앞선 강의에서 ‘도올 김용옥의 사이비 복음서’를 제목으로 발제한 이영진 박사는 “도올 김용옥은 KBS 1TV에서 ‘예수는 사생아일 가능성이 있다(2000년)’고까지 발언했지만, 그 7년 후 한국조직신학회에서 일종의 면죄부를 받았다”며 “그가 기독교를 잘 모른다는 이유였는데, 정말 그러한가? 그가 동양철학자로서 기독교에 대해 계속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일종의 상술로 보인다”고 일갈했다.

이 박사는 “도올은 EBS TV에서도 ‘구약을 믿는 것은 성황당을 믿는 것과 같다(2007년)’며 구약 폐기론을 주장했고, 이를 계기로 열린 한국조직신학회에서 일부 신학자들은 ‘그는 율법주의를 비판한 것일 뿐’이라고 중재했다”며 “그러나 애초 도올의 구약 폐지론은 단순 율법주의에 대한 반성을 넘어 구약성서에 대한 전면 폐지로 이어져 있다. 이는 복음서에 관한 도올의 이해 속에서 자명한 이단성으로 환원된다”고 밝혔다.

그는 구약 폐지론의 중심 전거로 활용되는 요한복음에 대한 자의적 해석을 ‘제4복음서에 대한 도발’로 간주하고, 그 배후에는 ‘영지주의에 대한 도착(倒錯)’과 나아가 ‘마르시온에 대한 애착(愛着)이 있으며, 결국 이 모든 전개가 도올의 사이비 복음서인 ‘큐(Q)복음서’에 대한 이단성으로 나타났다고 순차적으로 설명했다.

이영진 리포르만다 12회
▲이영진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이에 대해 “Q복음서가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자기 나름대로 Q복음서를 가져다 사용하는 방식이 사이비적이라는 것”이라며 “Q자료라는 것이 있다 해도, 실제로 존재하는 걸 본 사람이 있는가? 어떤 공동체도 읽은 적 없는 문서를 최고 복음서라고 할 수 있는가? 그러므로 도올은 사이비요 이단”이라고 했다.

도올의 구약 폐지론, 하나님 유폐론, 정경 해체론
자신의 자의적 기독교 탈취 위한 모종 프로그램

이영진 박사는 “Q복음서는 도올이 좋아할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예수님이 귀신을 쫓아내고 병 고친 이야기가 없다. 대신 도덕적이고 교훈적이고 인간적인 내용들”이라며 “이미 정경이 확정돼 있는데, 기독교가 폐기한 문서들을 끌어다 굳이 찾아서 진리인양 소개하는 도올의 의도는 무엇일까? 도올이 몰라서 그런다기보다는 전략적 선택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영지주의는 이 세계를 ‘유산된’ 곳으로 여긴다. 창조된 세계라야 죄가 성립되는데, 애초에 ‘유산된 세상’이라면 그곳에서 자기 죄를 인정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라며 “영지주의에서는 모든 것이 우연발생적으로 여기기에, 결국 죄론에 심각한 문제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올의 구약 폐지론, 구약의 하나님 유폐론, 정경 해체론 등 모든 일련의 주장은 정통 기독교에서 자신의 자의적 기독교를 탈취하기 위한 모종의 프로그램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그 중심축에는 바로 텍스트의 이단성이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한국교회가 도올 및 그와 같은 ‘자의적 기독교 및 자의적 복음서’를 대면함에 있어 다음 3가지에 유념해야 한다고 전했다.

1. 이와 같은 ‘자의적 기독교’가 수십 년간 공중파를 타며 전통에 도전을 해오는 동안, 한국교회는 어찌하여 한 차례도 이단성 여부를 판명하지 않았는가?

2. 성서신학계는 자신들의 근현대기 성서신학 분과 연구의 총화 중 총화로 자부했던 Q 이론과 그것에 부여했던 과잉 권위에 대해, 도올의 사이비 복음서를 계기로 충분히 자성해야 할 것이다. 모종의 위대한 발견으로 여기던 Q란 한 마디로 그 어떠한 공동체도 읽은 적이 없는, 존재하지 않는 문헌인 까닭이다.

3. 마르시온이 당대 정통 교회에 선사한 유일한 긍정적 반향 하나가 있다. 바로 정경의 중요성, 특히 구약과 신약의 합본을 정통 교회에 안겨줬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한국교회가 도올의 사이비 복음서를 계기로 환기해야 할 사실이 무엇인지는 자명해졌다.

최덕성 리포르만다 12회
▲최덕성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역사적 기독교는 초자연주의 신앙고백 공동체
유신론적 자연주의자는 하나님의 개입 부정해

최덕성 박사는 ‘기독교 초자연주의’를 제목으로 발표했다. 그는 “역사적 기독교는 ‘우연’을 배제하는 초자연주의 신앙고백 공동체이다. 전지전능한 창조자 하나님은 무에서 유를 창조했고, 창조 후에도 그 피조 세계를 주권적으로 섭리·통치한다고 믿는다”며 “반면 자유주의 신학계는 신종 기독교다. 하나님의 존재와 천지창조를 인정하지만, 신(神)이 창조 후 자연 질서에 간섭하지 않으며 세상은 오직 자연법에 따라 움직인다며 하나님에 대한 ‘불가지론(不可知論)’을 표방한다”고 말했다.

최 박사는 “하나님은 오늘날에도 자기 백성들 가운데 창조적 사역을 하시고, 자연적 또는 초자연적 기적을 일으키신다. 하지만 사단도 기적을 행한다. 사이비 기적들과 성경적 기적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며 “하나님 최대의 기적은 중생 사역이다. 죄인을 치유하여 생명을 불어넣어 하나님 나라의 시민으로 초대하고, 하나님의 행복 헌장을 따라 살도록 초대하는 활동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영적·심리적·지적·의지적 기능 안에 성령을 주입하여 죽은 자가 살아나게 하는 창조적 활동을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면 유신론적 자연주의자(반초자연주의자)는 초자연적 하나님의 개입이 불가능하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자연법칙과 질서에서 벗어나거나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진리로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며 “기독교 초자연주의 신앙을 교의적으로 논술하고 공식화하는 것을 부당하게 본다. 그러나 이들은 자연 질서를 제치고 개입하는 하나님의 주권과 구원사 과정의 초자연적 능력 활동이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최덕성 박사는 “구원사에 나타난 하나님의 초자연적 활동의 진정성을 담보하는 것은 바깥 세계에서 인간 세계로 진입한 특별한 계시, 곧 성경 말씀이다. 이성적 추론은 계시 진리의 진정성을 밝히는 도우미 역할을 할 수 있을 뿐, 기독교 초자연주의를 다만 이성적 추론과 합리성에 기초해 변증하는 방식은 성공할 수 없다”며 “성령 하나님은 구속사 과정의 초자연적 사건들 곧 성경의 증언들을 믿도록 우리 안에서 역사한다”고 밝혔다.

또 “성령은 우리에게 중생의 기적을 선물한다. 우리의 기도에 응답한다. 응답은 대부분 자연 법칙을 유기적으로 이용한 하나님의 섭리 결과이다. 지적·정신적·감성적·의지저·영적·심리적·신체적 요소들의 유기성을 거쳐 일어난 신비롭고 기이한 일들”이라며 “새 방언을 말하고, 환상을 보고, 예언하며, 입신을 체험하고, 신유의 은사를 받아 교회에서 봉사하는 일 등은 만약 그것들이 진실하며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라면, 대부분 자연 질서를 유기적으로 이용하여 우리에게 제공한 초자연적 하나님의 선물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