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범죄 예방 포스터
ⓒ데이비드 로버슨

스코틀랜드의 한 교회 사역자가 정부에서 제공하는 혐오범죄 관련 포스터가 이를 예방하기보다 부추기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고 영국 크리스천투데이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던디(Dundee)에 소재한 성베드로 자유교회(St Peter's Free Church) 데이비드 로버슨(David Robertson) 목사는 스코틀랜드 정부와 스코틀랜드 경찰이 혐오범죄를 막기 위해 합작으로 만든 포스터가 오히려 혐오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포스터는 평등권과 인권이 보장되고, 모든 개인과 소수 단체들이 자신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진정으로 포용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시작된 ‘하나의 스코틀랜드’(One Scotland) 캠페인의 일환이다.

스코틀랜드 경찰은 공식 웹사이트에서 혐오범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혐오범죄란, 누군가의 실제적 또는 인식적 인종, 종교, 트랜스젠더 정체성, 성적 지향 또는 성기능 장애 등을 이유로 그를 증오해서 개인이나 재산을 상대로 저지른 모든 형태의 범죄를 의미한다.”

‘하나의 스코틀랜드’ 포스터는 “혐오범죄를 저지른 자들은 누구나 경찰에 신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또 혐오범죄를 막기 위한 웹사이트에는 방문자들이 혐오범죄자로 의심되는 사람에 대해 보고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웹사이트는 누군가의 종교적 신념을 말로 모욕하는 경우도 혐오 범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는 반면, 믿음의 사람들을 편협한 사람(bigots)으로 묘사하는 포스터도 있다.

증오범죄 예방 포스터
ⓒ원스코틀랜드

‘Dear Bigots’라는 제목의 포스터에는 “분열은 당신이 믿고 있는 바와 같다. 우리는 버스, 거리, 공동체에서 당신들의 종교적인 증오를 원치 않는다. 당신의 편협함이 퍼지는 것도 원치 않는다”고 적혀 있다.

로버슨 목사는 스코틀랜드 경찰에 “이 포스터가 실제적으로 기독교인들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며 “당신들의 기준에서, 특히 종교에 관한 이 포스터는 혐오 사건이다. 이는 혐오와 편견에 의해 동기부여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의 삶에서 무시와 편협함에 따른 반기독교적인 편견을 수도 없이 경험한다. 이 포스터도 이같은 경험을 더해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기독교적 관점 때문에 정기적으로 혐오 메일도 받는다”면서 “기독교인들을 상대로 한 편견은 ‘누군가 자신이 교회에 다닌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공포스러운’(scared) 상태’에까지 이르렀다”고 했다.

로버슨 목사는 마지막으로 “이는 종교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면서도 사랑을 격려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크리스천컨선(Christian Concern)은 “전형적인 기독교인들을 증오심이 많은 혐오주의자로 표현한 것은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며, 다음과 같이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는 3개의 대안적인 포스터를 제작하기도 했다.

디어원스코틀랜드 포스터
ⓒ크리스천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