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김정일 생일 선물생산 주야근무에도 불만無, 왜?

진행 : ‘한주간의 북한 소식’입니다. 오늘도 강미진 기자와 함께 하겠는데요. 강 기자, 우선 지난 한 주 사회 동향에 대해 전해주시죠.
 
기자 : 네, 지난 한 주 전국의 식료공장들에서 김정일 생일(16일)을 맞아 전국의 탁아유치원과 소학교 학생들에게 공급할 간식선물 생산으로 주야(晝夜) 노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력이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에 아침 근무를 한 일부 기술자, 기능공들은 저녁에도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한국에서는 노동착취라고 항의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주민들은 1일 2교대에 내몰리는 것에 불만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이 하루 16시간 일을 하면서도 불만을 보이지 않는 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데요. 바로 원료를 빼돌릴 기회가 더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무슨 말이냐면요. 간식 선물을 생산하는 시기에는 공장의 간부는 물론이고 일반 노동자들도 밀가루와 설탕 등 원자재들을 빼돌리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인데요. 자재를 다루는 곳에서는 자재를 빼돌리고 생산을 하는 곳에서는 생산된 제품을 빼돌리고 포장 작업장에서까지 생산품이 없어지는 일은 다반사라는 겁니다.

일부 생산자들은 연중 선물 생산을 할 때가 세 번 있는데 그 시기를 놓치면 아무 것도 얻지 못하기 때문에 서로 눈을 피해가며 도둑질을 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간부는 크게 먹고 노동자는 적게 먹는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퍼질 정도라고 합니다.

진행 : 불법으로 공장 원료를 도둑질하기 위해 노동시간을 증가해도 불만을 가지지 않는다는 소식이 씁쓸하네요, 다른 소식도 전해주시죠.

기자 : 네, 역시 김정일 생일 관련 선물과 관련한 이야기인데요, 통상 선물은 김정일 생일 하루, 이틀 전인 14일과 15일에 공급됩니다. 어린이들이 많은 지역들에서는 12일경에 식료공장에서 인수한 후 해당 기관에 하루나 이틀 보관했다가 공급하기도 합니다.

간식 선물은 포장이 얇은 비닐봉지에 넣었기 때문에 엿 사탕이나 콩강정 등 고소한 냄새가 밖으로 새기도 하는데요, 이 때문에 보관을 잘못하면 쥐들의 습격을 받기가 일쑤라고 합니다. 해당 기관들에서는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 침엽수 종류의 분비나 가문비, 이깔(낙엽송)나무의 가지들을 깔아 쥐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고 합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눈이 무릎까지 오는 산에 가서 침엽수 나뭇가지들을 마련하느라 지역주민들이 고생을 했지만 불만을 보이는 주민이 없었다고 전했는데요, 쥐가 먹어서 분실되는 것보다 조금 고생하더라도 아이들이 간식선물을 받기를 바라는 부모들의 사랑이 반영된 것이라는 게 이 소식통의 설명이었습니다.

진행 : 자녀들을 위한 부모의 사랑은 남이나 북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다음으로 시장 이야기 들어볼까요? 최근 동향에 대해 설명해 주시죠.

기자 : 네, 오늘 아침 북한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과 통화를 통해 취재한 내용인데요, 북한 남성들의 자존심인 라이터도 계층에 따라 구매에 차이가 있다는 소식입니다.

여기서 라이터는 남성들의 필수품 중 하나입니다. 대부분 북한 남성들이 하루에도 십 수대의 담배를 피우고 있는 실정에서 매번 라이터를 남에게 빌린다는 것 자체가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대부분 북한 시장에서 판매되는 가스라이터는 중국산인데요, 다만 시장에서는 부와 빈의 격차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 : 라이터는 북한에서도 비교적 가격이 싼 상품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어떻게 빈부격차가 나타나고 있는지 의문이네요.

기자 : 네, 여성들이 가방을 살 때 부와 빈의 차이를 알 수 있는 정도는 아니겠죠. 아무래도 가격이 싸니 그렇게까지 나눈다고 보기는 힘든데요. 하지만 가격이 싼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어떤 상품을 쓰고 있는지를 통해 부와 빈의 격차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면에서는 어떤 상품도 예외가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특히 남성들의 자주 사용하는 라이터는 각자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예라고 합니다.

통상 북한 장마당에는 여러 종류의 가스라이터가 팔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가장 싼 것으로는 5cm크기의 가스라이터와 중간 가격에 팔리는 마그네트라이터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스라이터 중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고 있는 로라 라이터로 대체로 3가지의 종류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 세 가지 종류의 라이터도 디자인에 따라서 판매량이 구별된다고 합니다.

진행 : 주민들의 생활형편에 따라 구매하는 라이터가 차이가 난다는 말씀인데요. 그렇다면 가격은 어떻게 형성되는지요?

기자 : 일반적으로 부피가 작은 것이 내장되어 있는 가스의 양도 적다고 할 수 있겠죠. 때문에 제일 눅은(싼) 가격인 700원에 판매가 된다고 합니다. 중간 가격으로 판매가 가장 잘되는  마그네트 가스라이터는 1200원이라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다음으로 크기도 일반 가스라이터보다 더 크고 디자인도 고급스럽다는 평가를 받는 로라 가스라이터인데요, 대부분 시장에서 2500원에 판매가 된다고 합니다. 국경지역에서는 도매장사가 활기를 띠고 있어서 조금 싼 가격에 구매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요, 다만 하나를 구매할 땐 적용되지 않지만 10개 이상을 사게 되면 도매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현지 소식통의 말입니다.



▲평양시 중구역, 한 남성이 정차한 버스 옆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초 촬영됐다. /사진=내부 소식통 제공

진행 : 한국에서는 온라인을 통한 금연광고도 있고 또 각자가 때때로 금연계획을 세우기도 합니다. 때문에 라이터가 꼭 필요한 주민들이 해마다 줄고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하지만 북한은 라이터가 남성들의 필수 생필품목이라면 남성들은 대부분 담배를 피운다고 봐야 하는가요?

기자 : 네 한국에서는 지하철과 열차, 식당 등에서 담배를 못 피우게 되어 있는데요, 북한은 딱히 금연구역이 지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런 점은 김정은의 현지시찰 모습에서도 확인가능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김정은은 어린이 집에서도, 군인들의 식당을 찾았을 때도 담배를 손에 쥐고 있었습니다.

또 아동병원을 찾았을 때와 예술단 공연을 보는 극장에서도 담배를 피우고 있었는데요, 심지어는 임신한 리설주가 옆에 있을 때에도 담배 사랑을 이어가더군요, 그만큼 북한에서는 담배는 남자의 상징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흔히 남성들은 담배를 피우는 경우에 따라 이름을 붙이기도 하는데요, ‘심심초’, ‘속상초’, ‘기쁨초’, ‘안심초’, ‘답답초’ 등 상황에 맞춰 담배를 피운다고 보시면 됩니다. 장담컨대 북한 성인 남성 98% 정도가 담배를 피우지 않을까 싶습니다.

진행 : 개인적으로 북한 주민들이 건강을 위해서도 금연을 했으면 하는 마음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북한 시장 물가동향 전해주시죠.

기자 : 네.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시장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 4960원, 신의주 5000원, 혜산 52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는 1kg당 평양 2200원, 신의주 2180원, 혜산은 23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 정보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050원 신의주는 8040원, 혜산 8070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 1185원, 신의주 1190원, 혜산은 12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3000원, 신의주는 12800원, 혜산 131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휘발유 가격입니다. 휘발유는 1kg당 평양 15000원, 신의주 15050원, 혜산 15200원으로 판매되고 있고 디젤유는 1kg당 평양 7400원, 신의주 7100원, 혜산 745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