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천외한 네이버 댓글 추천수 조작 사건은 결국 더불어민주당 당원으로 밝혀져 여의도 정가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이번 사건은 지난 정권에서 소위 국정원 댓글부대를 ‘적폐’라고 지적하며 국정원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했던 사례에 비추어 보면 거의 태풍급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런 태풍의 중심에 있던 김모씨(필명: 드루킹,49)이 16일 구속되면서 이들과 함께한 공범도 추가로 5명 입건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드루킹 일당은 지난1월 17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4시간여 동안 자동화 프로그램(매크로)을 활용, 네이버에 올라온 평창올림픽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기사의 댓글 추천 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주범인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보수세력이 댓글 공작을 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다운 받아서 실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인터넷에서 '드루킹'이라는 필명(筆名)으로 활동하며 신분을 철저히 숨겼다. 그는 2004년 '뽀띠'라는 필명으로 블로그 활동을 하다 2009년 네이버에 블로그 '드루킹의 자료창고'를 개설했으며, 2009년과 2010년 연속해서 '시사·인문·경제 파워블로그'에 선정됐다. 누적 블로그 방문자수는 지난달 980만명을 넘었다.
김씨는 그동안 블로그와 소셜미디어에 문재인 대통령과 친문(親文) 세력을 지지하는 글을 지속적으로 올렸다. 그는 대선 사흘 전인 5월 6일에는 "문재인을 지지해달라고 한 사람 더! 전화해주십시오"라고 썼다.
또한 김씨는 작년 7월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대선 앞두고) 댓글 추천을 어떻게 하고 네이버에서 어떻게 싸워야 되고 이런 내용을 얘기했다"며 "누가 평가해 주고 아니고를 떠나서 정권을 바꾸고 문재인이 당선되면 되는 것 아니냐. 결과적으로 대선에서 도움이 됐다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드루킹’ 김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인터넷 카페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 두 명을 각각 일본 오사카 총영사, 청와대 행정관으로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에게 인사 청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것이 실현되지 않자 지난 3월, 협박성 메시지를 김 의원과 김 의원 보좌관에게 보냈다고 경찰은 밝혔다.
그러나 자신의 '인사 청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며 여권 정치인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김 의원은 "(김씨가) 청탁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상당한 불만을 품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작년 7월 트위터에 "드루킹을 건드리는 놈들, 진영을 가리지 않고 피똥 싸게 해주겠다"고 썼다. 지난 3월 경찰에 체포되기 직전엔 "2017년 대선 댓글부대 진짜 배후가 누군지 알아? 깨끗한 얼굴 하고 뒤로는 더러운 짓 했던 이들이 뉴스메인 장식하면서 니들이 멘붕하게 해줄 날이 '곧' 올 거다"라고 썼다.
'드루킹' 김씨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앞으로 댓글부대 진짜 배후에 대해 야당은 청문회를 열어 밝혀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또한 국정원 댓글부대를 ‘적폐’라며 전직 국정원장들을 줄줄이 구속했던 문정부 누가 ‘뉴스메인’을 장식할지 궁금증은 날로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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