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와 6.25

민족 공동체가 총화를 이루어 창조적 건설을 해나가려면 국민 전체가 기억할 역사적 교훈이 필요한데, 이스라엘은 그들이 겪은 과거 어두웠던 역사를 후손들에게 계속해서 가르치는 것으로 교육을 한다. 이것은 아브라함 때부터 지금까지 그렇다.
지금 이스라엘에 가보면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에 들어가는 그 길의 산에 즐비하게 놓인 것들이 있다. 부서진 탱크, 장갑차들이 결코 치워지지 아니하고 그대로 국가시책으로 오히려 보호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것들을 왜 보기 싫게 지저분하게 그렇게 두었는가? 이스라엘의 학교 선생님들은 의무적으로 학급의 아이들을 데리고 그 현장에 온다.
“이것이 무엇이냐? 1967년에 주변 아랍 10개국이 합세하여 침략해 왔다. 그때 너희 아버지, 어머니가 이 탱크를 타고 생명을 걸고 이 자리에서 싸워 주었기 때문에 너희들이 이렇게 자유를 누리고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히틀러에게 학살당한 600만 명의 역사를 되새기기 위해서 600만 그루의 소나무를 심어놓고 물을 주어 가면서 기르고, 학생들을 데리고 와서 이렇게 가르친다.
“이 소나무의 뜻이 무엇인지 아느냐? 히틀러에게 희생당한 너희 할아버지, 할머니 600만명을 상징한다. 과거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면 우리는 또 그와 같이 당한다.”
150만 명의 어린이들이 학살을 당했는데 지금 그 기념관에 가보면 150만명의 어린이들의 이름을 계속해서 365일 밤낮 부르도록 장치를 해 놓은 것이다.
우리 민족이 6.25 한국 전쟁을 잊지 않고 기억한다면 대한민국은 영원할 것이다. 아이들이 다소 듣기 싫어 할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민족수난사는 국가시책으로 가르려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 역사를 보면 우수한 민족이 누구였는가? 그 근본에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수난의 역사를 이겨낸 민족이요. 두 번째는 고유문화를 지키는 민족이요. 세 번째는 미래를 향한 창조적 역사관을 가지고 있는 민족으로 이세가지 요인이 세상에 위대한 민족을 창조했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에서 8.15와 6.25를 기억할 수 있는 인구는 30%도 못된다고 볼 수 있다. 당시 전 세계는 이데올로기 갈등 속에 혼란의 역사를 살았는데 그 혼란 속에서 그래도 대한민국은 서구의 민주주의 이데올로기와 손을 잡았다는 것이 오늘의 남북한의 차이를 가져왔다는 역사가들의 진술을 우리가 귀담아 들어야 한다. 만약 그 때 대한민국이 사회주의 노선을 선택했더라면 남한도 북한과 똑같이 되었을 것이다. 민족적 수난의 역사를 기억하고 오늘을 감사하면서 종이 되었던 때를 기억해야 될 줄 안다.

발행인 신 엽 섭